서로가 서로를 구원 할 <마이데몬> 의 두 사람, 김유정과 송강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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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구원 할 <마이데몬> 의 두 사람, 김유정과 송강

서로의 죄까지 껴안기로 결심한 연인을 막을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없다

이마루 BY 이마루 2023.12.02
 
 
 
 스퀘어 네크라인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Michael Michael Kors. 베일은 Dolce & Gabanna.

스퀘어 네크라인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Michael Michael Kors. 베일은 Dolce & Gabanna.

손바닥 뒤집듯이, 김유정

 
갑자기 날이 추워졌어요. 겨울을 좋아하나요
유독 좋아하는 계절이에요. 포근한 걸 좋아하거든요.
 
계절을 충분히 누리나요? 어딜 가든 시선이 따르는 스타에겐 계절이라는 게 어떤 의미일지
컨디션이나 마음 상태에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 최대한 느끼려고 노력해요. 절기가 바뀔 때마다 밖에 나가서 바람도 쐬고, 햇살도 받고 그러죠. 여름만 예외예요. 여름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폭염보다 혹한 촬영이 더 낫겠군요
맞아요. 겨울은 껴입을 수 있으니까요. 〈마이 데몬〉은 여름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방영 시기 때문에 가을 · 겨울 옷을 입고 연기했어요(웃음).
 
촬영은 계절을 앞서가니 그런 노고가 늘 있을 것 같아요. 〈마이 데몬〉의 도도희는 당신이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도도하고 냉철한 인물 아닐지
성격도 그렇고 환경도 이전 캐릭터들과 다른 면이 많아서 고민이 좀 있었죠. 그렇다고 억지로 뭔가 만들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캐릭터 안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도희가 워낙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라서 표현의 스펙트럼이 넓어요.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죠
 
 
스퀘어 네크라인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Michael Michael Kors. 블랙 사이하이 부츠는 Ami.

스퀘어 네크라인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Michael Michael Kors. 블랙 사이하이 부츠는 Ami.

실제의 당신은 어떤가요. 감정 변화의 폭이 큰가요
음…. 제가 보기엔 그리 크지 않아요.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졌다가 확 다운되는 건 드물어요. 감정 동요를 줄이기 위해 훈련한 시기도 있었어요. 나를 컨트롤하고 싶어서 노력했더니 가치관도 좀 더 확고해졌고, 어느 한 군데에 치우치지 않게 됐죠.
 
마음을 다잡아야 할 계기가 있었나요
몇 년 전이었어요. 갑자기 내 안의 스트레스를 스스로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나도 편하고, 주변 사람도 편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지는 않을까!’ 싶어서 시도해 봤는데,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원하는 지점까지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아닌 게 아니라 지난해 영화 〈20세기 소녀〉 공개 당시 〈엘르〉 인터뷰로 만났을 때 ‘김유정이 굉장히 단단한 사람이었군!’ 하고 놀랐던 기억이 나요
아우, 그렇게 보였다면 너무 좋죠(웃음). 제가 어릴 때부터 활동했기 때문에 많은 분의 머릿속에 명랑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만나면 놀라는 분도 있고요.
 
 
 송강이 입은 재킷은 Rick Owens. 셔츠와 이너 웨어로 입은 톱은 모두 Lemeteque. 레더 팬츠는 Amiri. 진주 네크리스는 Wooing. 실버 네크리스는 모두 Chrome Hearts. 부츠는 Versace. 김유정이 입은 오프숄더 원피스는 Khaite. 블랙 스틸레토 힐은 Christian Louboutin.

송강이 입은 재킷은 Rick Owens. 셔츠와 이너 웨어로 입은 톱은 모두 Lemeteque. 레더 팬츠는 Amiri. 진주 네크리스는 Wooing. 실버 네크리스는 모두 Chrome Hearts. 부츠는 Versace. 김유정이 입은 오프숄더 원피스는 Khaite. 블랙 스틸레토 힐은 Christian Louboutin.

송강 배우와는 〈마이 데몬〉이 첫 만남이죠? 로맨틱 코미디에서 두 남녀가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듯, 스크린 밖에서 배우들이 가까워지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야길 많이 못 나누고 촬영에 들어가서 초반에는 어색했어요. 그러다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는데, 어떤 벽이 허물어진 후부터는 서로 장난도 치고 그랬죠(웃음).
 
연기로 만난 배우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편인가요, 다가와주길 기다리는 편인가요
제가 제일 어려워하는 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데요. 배우마다 취향이 달라 그에 맞게 행동하는 편이에요. 가까워지고 싶은데 서로 낯을 가려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땐 기회를 엿보죠. 어떤 대화를 하면 가까워질 수 있을까 하면서.
 
20년 차 배우도 첫 만남에서 긴장하는군요
아우, 어려워요.
 
 
김유정이 입은 스퀘어 네크라인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Michael Michael Kors. 블랙 사이하이 부츠는 Ami.

김유정이 입은 스퀘어 네크라인 슬리브리스 원피스는 Michael Michael Kors. 블랙 사이하이 부츠는 Ami.

올해가 데뷔 20주년이에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보냈나요. 아니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고 있는지
‘20주년이니 뭔가 특별한 걸 해야지’라는 생각은 없었는데 그간 많은 일을 했더라고요.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서보고, 새로운 분들과 호흡도 맞춰보고, 또 이렇게 새로운 드라마를 앞두고 있고. 굉장히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면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데뷔 20주년이라 도전한 건 아니군요. 카메라 대신 관객을 앞에 두고 2시간 넘게 연기한 경험은 어땠나요
제 안에 많은 것이 남았죠. 연습 현장도 즐거웠고, 소중한 분도 많이 만났어요. 물론 겁이 나기도 했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괴로웠던 회차도 있었고요. 그럴 때마다 “나도 다 겪은 순간”이라며 따듯한 위로를 건네는 분이 많아 힘이 됐어요. 아마도 정문성 배우님이었던 것 같은데, 제가 표현법을 고민하니까 “무대 위에서는 사방이 카메라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어디로 돌든, 어디에 시선을 두든, 누굴 보든, 모든 곳에 카메라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그 말을 들으니까 무대가 너무 좋은 거예요. 왜냐하면 촬영할 땐 카메라 앵글에 맞춰 몸을 쓰고, 감정도 그에 맞게 표현하는 등 계산적인 부분이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무대에선 매 순간 뭐든 표현할 수 있다니! 희망이 생긴 기분이었죠. 내 뒷모습, 내 옆모습, 내 호흡 소리 하나하나까지 관객이 숨죽이고 봐주는 게 연극의 가장 큰 매력임을 느꼈어요.
 
말을 듣다 보니 무대에 서는 김유정을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그럼요. 너무 갈망하던 것을 했는데, 내가 원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경험으로 남아 촬영할 때도 가끔 생각나요. 그런 건 있어요. 너무 좋았다 보니 다시 무대에 섰을 때도 처음 느낀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어쨌든 모든 게 경험이니까. 뭐가 되든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송강이 입은 재킷과 부츠는 모두 Versace. 팬츠는 Off-Whtie™. 이너 웨어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유정이 입은 원피스와 블랙 재킷은 모두 Givenchy. 블랙 스틸레토 힐은 Christian Louboutin.

송강이 입은 재킷과 부츠는 모두 Versace. 팬츠는 Off-Whtie™. 이너 웨어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유정이 입은 원피스와 블랙 재킷은 모두 Givenchy. 블랙 스틸레토 힐은 Christian Louboutin.

많은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삶을 살아왔어요.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배우가 연기도 잘한다고 생각하나요
음…. 이해도보다 수용하려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저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걸 이해하기보다 상대의 말과 행동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더라고요. 그게 연기할 때도 적용돼요.
 
인문학, 철학 강의를 즐겨 본다고요. 요즘 꽂힌 주제가 있나요
요즘 뇌 과학에 빠져 관련 영상을 보고 있어요. 뇌나 유전자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책도 즐겨 읽어요. 그렇게 알게 된 사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인간의 뇌가 25세까지 자라다가 이후 급격하게 성장을 멈춘다는 부분이었어요. 25세 이후부터는 이전에 만들었던 표현방식이나 호르몬적인 것을 통해 살아가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걸 깨거나 바꾸는 데 오랜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고요.
 
그래서 사람은 나이 들수록 바뀌는 게 쉽지 않나 봅니다
그럴 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지금 스물다섯(웃음)! 내가 보고 듣고 학습하며 쌓은 것들이 앞으로 가치관이나 방향성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니까 왠지 새로운 걸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실제로 그렇게 보냈고요.
 
누군가 말하더군요. 과학을 공부할수록 겸손해진다고
맞아요! 특히 자연과학을 알게 되면 내가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고 하던데, 저는 그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화이트 레이스 원피스와 슬립은 모두 Jacquemus. 힐은 Sergio Rossi.

화이트 레이스 원피스와 슬립은 모두 Jacquemus. 힐은 Sergio Rossi.

당신의 2023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반전? 제가 올해 먹는 취향도 바뀌고, 생각하는 것도 계속 바뀌었거든요. 손바닥 뒤집듯이요. 안 먹던 음식도 찾았는데, 그런 저를 보면서 생각했죠. ‘내가 지금 또 다른 전환점에 있구나’라고.
 
안 먹다가 먹게 된 건 뭔가요?
말차! 한 번도 먹은 적 없거든요. 갑자기 궁금해서 먹었더니 너무 맛있는 거예요. 마라탕 같은 알싸한 향신료가 들어가는 것도 잘 먹지 않았는데 궁금해서 먹었더니 역시 너무 맛있었어요.
 
뇌 과학 영상의 영향 아닌가요? 스물다섯 살이 가기 전에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보자는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발현된 거죠
아하하하. 아니면 너무 많은 유튜브 영상을 보니까 먹방도 자연스럽게 자주 접하게 돼서, 배고파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요. 정말이지 먹는 것뿐 아니라 만나는 사람도, 생각도 많이 변한 한 해였어요. 반전처럼.
 


니트 톱은 Rick Owens. 이어 커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니트 톱은 Rick Owens. 이어 커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송강이 찾은 천진한 행복

 
〈마이 데몬〉 방영과 〈스위트홈〉 시즌 2 공개 시기가 비슷해요. 시청자 입장에선 송강의 매력을 극과 극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제가 〈기상청 사람들〉 이후 쉬고 있는 줄 알더라고요(웃음). 저는 계속 촬영 중이지만, 공개되는 작품이 없다 보니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 싶었죠. 이렇게 두 작품을 들고 확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매력을 보여드릴 기회란 생각이 들어요.
 
〈마이 데몬〉 구원의 매력이 일단 궁금하군요. 캐릭터 분석할 때 어떤 면에 신경 썼나요
대본으로 볼 땐 코미디성이 굉장히 강한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막상 연기하려고 하니 말투를 비롯해 어려운 게 너무 많더라고요. 대본을 정말 많이 봤어요. 이렇게 많이 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요.
 
말투가 어떻길래요
심하게 자신감 넘쳐요. 자기애가 아주 강한 캐릭터거든요. 타인을 향해 자주 내뱉는 대사가 “하찮다!”인데, 이걸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죠.
 
이제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자기 잘난 맛’이 가장 큰 캐릭터가 아닐까 싶군요. 그런데 로코 역사를 봤을 때, 인기 있는 남자 캐릭터들은 소위 ‘자뻑’이 있어요
아, 그런가요? 구원은 ‘자뻑’을 넘어서 정말이지…(웃음).
 
 
김유정이 입은 오프숄더 원피스는 Khaite. 송강이 입은 셔츠와 이너 웨어 톱은 모두 Lemeteque. 레더 팬츠는 Amiri. 진주 네크리스는 Wooing. 실버 네크리스는 모두 Chrome Hearts.

김유정이 입은 오프숄더 원피스는 Khaite. 송강이 입은 셔츠와 이너 웨어 톱은 모두 Lemeteque. 레더 팬츠는 Amiri. 진주 네크리스는 Wooing. 실버 네크리스는 모두 Chrome Hearts.

시청자가 〈마이 데몬〉을 기다리는 첫 번째 포인트는 송강과 김유정의 만남이 아닐까 해요. 오랜 시간 작품으로 봐왔던 김유정의 이미지가 있을 텐데, 실제로 만나고 예상과 달랐던 지점이 있었나요
굉장히 어른스러웠어요. 동생이란 생각이 안 들 정도로요. 리허설 때 불편해 보이는 게 있으면 어떤 게 불편한지 물어봐주고, 개선 방향도 같이 고민해 줬죠. 덕분에 편하게 연기한 장면이 많았어요.
 
필모그래피를 보니 장르가 다양해요. 장기 계획을 세우고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배우가 있고, 그때그때 마음이 이끄는 것을 선택하는 배우도 있는데, 당신은 어느 쪽인지
신선한 것에 끌리는 편이에요. 대본을 볼 때도 내용이 새로운지, 내가 해보고 싶은 역할인지를 중심으로 보죠. 그런데 제 의견 못지않게 주변 의견도 많이 경청합니다. 〈마이 데몬〉은 제가 재밌다고 생각한 데다가 주변에서도 좋다고 해서 선택했어요.
 
송강의 이력에 〈나빌레라〉가 있는 게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적이에요. 그땐 어떻게 선택했나요
아, 제가 하고 싶던 작품이었어요. 20대에만 할 수 있는 걸 해보고 싶었거든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반대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너무 하고 싶었기에 출연하게 됐어요. 나중에는 반대하던 분들도 말씀하시더라고요. 제 선택이 맞았다고.
 
 
퍼 코트는 Niche2Night. 브이넥 니트 톱은 Rick Owens. 이어 커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퍼 코트는 Niche2Night. 브이넥 니트 톱은 Rick Owens. 이어 커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떤 선택’은 그 선택만으로 배우의 성장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트렌디한 드라마에 욕심을 낼 수도 있었을 텐데, 사람 냄새 나는 드라마를 선택한 것 자체가 배우의 많을 걸 말해 주죠
그렇게 봐주셨다면 감사하죠!
 
〈좋아하면 울리는〉부터 〈기상청 사람들〉까지 각각의 작품에서 어떤 걸 배웠는지
〈좋아하면 울리는〉에서는 현장의 즐거움을 알았던 것 같아요. 잠은 2~3시간밖에 못 자도 현장 가는 게 너무 즐거웠어요. 〈스위트홈〉 때는 제 한계를 매 순간 돌파해 나가는 기분이었어요. 뭔가 저를 실험하는 느낌이었는데, 저를 믿어주는 감독님에게 “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도전했죠. 그러면서 부끄럼도 많이 없어졌고요. 〈알고있지만,〉 때는 또래 친구들과 호흡하는 재미를 느꼈다면 〈기상청 사람들〉에선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에 저를 많이 대입하는 법을 배웠어요.
 
〈마이 데몬〉은 또 어떤 걸 남길지 궁금하군요. 구원은 ‘인간에게 영혼을 담보로 달콤한 거래를 제안하며 살아온 악마’라고요. 구원이 〈좋아하면 울리는〉의 선오, 〈알고있지만,〉의 재언, 〈나빌레라〉의 채록, 〈스위트홈〉의 현수 앞에 나타난다고 가정해 볼까요? 구원의 제안에 넘어갈 캐릭터는 누구일까요
어… 채록은 발레에 대한 자부심이 크고, 선오는 집이 부자니까 부족함이 없고, 시우도 날씨 직감이 뛰어나고…. 다들 나름의 멋이 있어서 구원에게 넘어갈 캐릭터는 없을 것 같은데요?
 
연기한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네요. 그럼 송강 앞에 구원 같은 악마가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저는 그 어떤 제안을 해도 안 받아들일 거예요.
 
 
 레더 톱과 팬츠, 부츠는 모두 Versace. 링은 모두 Chrome Hearts.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더 톱과 팬츠, 부츠는 모두 Versace. 링은 모두 Chrome Hearts.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현재에 만족한다는 뜻으로 봐도 될까요
제가 소소한 것에서 행복감을 느끼는 스타일이라 딱히 큰 걸 원하는 게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헬스장 가고, 다녀와서 반신욕하며 책 읽는 것. 그런 것에 행복을 느끼거든요.
 
아침 운동엔 의지가 필요하지 않나요. 잠에서 깨는 것부터 말이죠
아니요. 저는 ‘너~무’ 좋아요. 일어나자마자 무조건 헬스장으로 직행하죠.
 
이전부터 그랬나요, 배우가 된 후 생긴 습성인가요
아버지가 운동을 굉장히 좋아하시는데, 고등학교 때 “헬스 한번 가볼래?”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사실 그때까진 운동에 큰 뜻이 없었거든요. 별 기대 없이 갔는데 너무 재미있지 뭐예요. 그때부터 틈틈이 다니다가 3년 전부터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
 
헬스라는 운동의 재미는 뭔가요
헬스는 정적인 운동인데, 뇌를 많이 써야 해요. 근육 수축을 놓치면 안 되거든요. 그렇게 집중하다 보면 명상도 되고 수련도 되죠. 집에 갈 땐 개운함이 밀려오고요. 여러모로 풀어진 마인드를 다잡기 좋아요. 운동을 숙제로 생각하는 분들은 헬스장에 잘 못 가더라고요.
 
 
송강이 입은 레더 톱과 팬츠, 부츠는 모두 Versace.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송강이 입은 레더 톱과 팬츠, 부츠는 모두 Versace.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제가 그래요. 그래서 1만 보 걷기를 실천 중이에요.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덜하거든요
걷기, 좋죠. ‘Zone 2’라고 운동 강도를 5단계로 나눠서 하는 훈련법이 있어요. 2번 레벨이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여서 그 걸음걸이가 가장 생각하기 좋더군요.
 
꿀팁 감사합니다(웃음). 그나저나 송강과는 헬스만으로도 1시간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그럼요!
 
명상을 할 때면 지나간 걸 돌아보나요, 다가올 것을 생각하나요
흘러간 과거나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신기한 상상을 많이 해요. 가령 하늘을 나는 것처럼. 유튜브 영상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위주로 찾아봐요.
 
천진함을 유지하는 방법이 이거였군요. 마지막으로 운 건
일주일 전 촬영장에서 울었던 것만 제외하면… 아, 일본 팬 미팅 때 울었어요. 그때 촬영해야 할 분량도 많고 심적으로 힘들었는데, 저 때문에 한국어를 배웠다는 팬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눈물이 나더라고요. 잘 안 우는 편이라 놀랐던 기억이 나요.
 
 
지금 나이를 어떻게 느끼나요
올해 서른. 지금의 제가 마음에 들어요. 생각도, 행동도 여러모로 성숙해진 것 같거든요. 무엇보다 가식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완전히 없어진 것 같아요. 스무 살 초반에는 기분이 안 좋아도 웃으려 했다면, 지금은 웃는 정도까지는 아니에요.
 
조금 더 건강해진 거네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졌다는 의미니까
맞아요. 애써 밝은 척하지 않게 된 것 같아요. 제 감정과 가깝게 마주할 수 있게 된 거죠.
 
송강을 모르는 사람에게 송강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준다면
“송나라 ‘송’, 강 ‘강’입니다.” 한 나라의 강 같은(웃음)….
 
2023년은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요
나를 한 단계가 아니라 두 단계 성장시켜 준 해! 그렇게 기억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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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마루
    글 정시우
    포토그래퍼 목정욱
    스타일리스트 이혜영(김유정) / 황금남(송강)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결(김유정) / 이민(송강)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윤영(김유정) / 강미(송강)
    세트 스타일리스트 이서경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어시스턴트 이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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