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의 재발견 #ELLE_D에디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고윤정의 재발견 #ELLE_D에디션

조금 돌아가더라도 언젠가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고윤정은 나아간다.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고.

방호광 BY 방호광 2023.12.02

Oh! She Glows 

코튼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 로고 장식의 체인 초커, 헤드밴드, 미니밴 모양의 미노디에르 백, 알파벳 스트라스 장식의 샌들은 모두 Chanel.

코튼 트위드 재킷과 스커트, 로고 장식의 체인 초커, 헤드밴드, 미니밴 모양의 미노디에르 백, 알파벳 스트라스 장식의 샌들은 모두 Chanel.

반짝이는 시퀸 미니드레스와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반짝이는 시퀸 미니드레스와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샤넬과의 화보촬영은 처음이죠? 공식 석상에서 샤넬 룩을 선보인 적은 몇 번 있었지만
그 때 입었던 의상들이 격식 있고 클래식했다면 오늘 컬러나 디자인이 생각보다 다채롭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슈즈와 주얼리까지 매치했을 때 풍기는 화려함도 있고요. 새로운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빙〉이 뜨거운 사랑을 받은 직후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인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전공의〉) 출연 소식으로 또 기대의 중심에 섰습니다
〈전공의〉 촬영은 시작한 지 한 달 조금 안 되었는데요. 〈무빙〉이 공개되기 직전에 캐스팅이 정해졌어요. 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싶어서 감사한 요즘이에요. 〈무빙〉은 2년 전인 2021년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지금 이렇게 관심의 중심에 놓인 게 신기하기도 해요
2022년 11월 〈환혼: 빛과 그림자〉 화보 촬영으로 만났을 때 〈무빙〉에 대해 이야기했던 게 기억나요. 전작이 큰 사랑을 받은 게 지금 마음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요
제 마음은 항상 같습니다. 엄청나게 대단하게 해낼 수는 없더라도 전작보다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죠. 판타지나 액션물은 설정이 갖는 설득력이나 기술의 힘을 받기도 하는데 〈전공의〉는 현대극 드라마잖아요. 누구나 아는 현실이 배경이고, 평범한 인물 이야기라 더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어요.
신원호 PD의 작품은 병원을 굉장히 인간적인 공간으로 그리죠
교수님들과 환자의 관계성이 담긴 전작과는 또 다른 요소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산부인과 전공의 1년 차들의 이야기인 만큼 그야말로 ‘우당탕탕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공의’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트위드 베스트와 쇼츠, 메탈릭한 스타 모티프의 이어링, 체인 벨트와 뱅글, 타이츠와 샌들은 모두Chanel.

트위드 베스트와 쇼츠, 메탈릭한 스타 모티프의 이어링, 체인 벨트와 뱅글, 타이츠와 샌들은 모두Chanel.

 하트 모티프의 네크리스와 초커는 모두 Chanel.

하트 모티프의 네크리스와 초커는 모두 Chanel.

데뷔 5년 차죠?  ‘우당탕탕 빙글빙글’ 신인 시기가 떠오르기도 하겠네요
지금도 여전히 ‘우당탕탕’이긴 한데요(웃음). 이번 촬영장에는 〈전공의〉가 데뷔작이거나 두 번째 작품인 친구들도 있어요. 졸지에 선배가 돼버렸죠! “언니, 이건 어떻게 해?”라고 물어오면 “나도 잘 몰라. 내가 알아볼게…” 이러면서 더 공부해요
〈무빙〉은 사람마다 좋아하는 인물과 에피소드가 달라서 시청자 입장에서도 관련 이야기를 나눌 때 즐겁기도 했어요. 고윤정이 보면 볼수록 좋았던 장면은
처음으로 희수가 보는 앞에서 몸이 붕 떠버린 봉석이(이정하)를 잡아주는 제3화 마지막 계단 신이 완성본으로 보니 너무 좋았어요. 배경음악까지 들어가니 처음으로 서로에게 비밀을 드러내는 장면이 갖는 의미가 확실히 전해지더라고요. 촬영할 때는 각자의 초능력 설정에 워낙 익숙해 있었거든요. ‘나는 상처 분장이 많아 준비가 오래 걸리고, (이)정하는 와이어 신 촬영 때문에 힘들지’ 라고 현실적으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시청자 입장에서 보니 우리가 가진 비밀이 엄청난 것이라는 사실이 와닿으면서 새롭게 느껴지더군요. 
〈스위트홈〉도, 〈무빙〉도 극한 상황에서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판타지 액션물이었습니다. 〈보건교사 안은영〉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희수는 정의로운 면이 돋보이는 캐릭터인데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나요
캐릭터가 가진 면모에 저를 비춰보면서 자신을 잘 알게 된 면은 있어요. 처음에는 희수와 제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완성본을 보니 저에게는 부족한, 희수가 가진 용기와 따뜻함, 사려 깊은 면모가 보이더라고요. 〈로스쿨〉의 예슬도 마찬가지예요. 초반에는 나라면 저렇게 피해자가 될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나도 휩쓸릴 수 있었겠구나’ 싶더군요. 인물을 연기하며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트위드 베스트와 메탈릭한 별 모티프의 이어링은 모두 Chanel.

트위드 베스트와 메탈릭한 별 모티프의 이어링은 모두 Chanel.

트위드 재킷과 글리터 튤 스커트, 스트라스 장식의 샌들은 모두 Chanel.

트위드 재킷과 글리터 튤 스커트, 스트라스 장식의 샌들은 모두 Chanel.

희수의 따뜻함을 말하니까 떠오르는데, 저는 〈무빙〉에서 북한 기력자들 이야기가 마음 아팠거든요. 동료를 잃고 혼자 눈길을 걷는 권용득(박광재)을 우연히 마주친 희수가 “괜찮냐?”고 묻는 모습에서 조금 위안을 받았습니다. 나중에는 ‘신선한 치킨’에 취업도 하고요
저는 대본으로 봤을 때 답답해했던 장면이에요(웃음)!  지금 학교가 무너지고, 봉석이는 사람들 구한다고 하늘을 날아갈 정도로 급한 상황인데… 왜 본 적도 없는 아저씨를 갑자기 위로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북한 능력자들의 과거사를 함께 보니 이해가 되더라고요.
〈무빙〉을 통해 처음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했던 인터뷰는 좀 의외였습니다. 꾸준히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라고 생각했거든요. 현장에서 스스로 달라진 걸 느꼈나요
‘연기 잘한다’는 말은 배우에게 뿌듯하고 감사한 칭찬일 거예요. 예전에도 좋은 면모를 많이 봐주셨지만 연기에 대해 이렇게 호평 일색인 기사를 많이 본 건 처음이거든요. 예전의 저는 연기를 잘 몰랐어요. 못한다는 이야기만 안 들으면 잘하는 줄 알았죠.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알려주는 걸 곧이곧대로 하고, 나로 인해 촬영이 지연되거나 폐가 되는 일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무빙〉 전후로 욕심이 나기 시작했어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이 장면 다시 한 번만 가볼게요”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죠. 현장에서 (김)도훈이나 정하랑 의견을 나누는 것에도 재미를 느꼈고요. 그러면서 연기적인 성장이 제 눈에도 더 보였던 것 같아요.
연기는 꾸준히 연습하는 일이 막막한 분야처럼 여겨져요. 데뷔 전 미술 전공자로서 오랫동안 매진했던 경험이 이런 막막함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됐을까요
지금도 훌륭한 연기가 무엇인지, 그에 가까이 간다는 게 무엇인지 막연하긴 해요. 하지만 저도 대중이니까 잘하는 연기가 뭔지 알잖아요. 잘하는 분들의 연기를 보며 따라 하고, 그럴 수 없다면 그분들의 인터뷰를 찾아보면서 마음가짐이라도 배우려 해요. 미술 입시를 워낙 오래 해서 묵묵히 하는 데 익숙하기도 하고요.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지 않아도 조급해하지 않죠. 마치 내비게이션을 틀어놓고 운전하는 것 같기도 해요. 때로는 길을 잘못 들기도 하지만, 결국 내비게이션을 따라가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잖아요. 좀 돌아가도 길이 있을 거야, 목적지에 갈 수 있을 거야, 그런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실크 셔츠를 더한 글리터 재킷과 블랙 쇼츠, 스트라스 드롭 이어링, 스웨이드 샌들은 모두 Chanel.

실크 셔츠를 더한 글리터 재킷과 블랙 쇼츠, 스트라스 드롭 이어링, 스웨이드 샌들은 모두 Chanel.

현장에서 동료들과 즐겁게 지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촬영현장은 고윤정에게 어떤 곳인가요
대본을 외우고 준비할 때는… 때로는 가기 싫어요. 읽을수록 대사가 어색한 것 같고, 하루만 더 준비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자꾸 들죠.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면 저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돼요. 선배님들, 친구들이랑 각자 준비해 온 것을 열심히 하며 조금씩 웃고 떠들면서 떠오르는 아이디어도 있고요. 그래서 현장에 가면 집에 오기 싫은가 봐요. 제 장면은 다 끝났는데도 집에 안 가고, 가는 사람 붙잡고 기다려달라고 하거든요(웃음).
현장에서 답을 찾는군요
그런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건 현장의 즉흥성 때문이 아니라 개개인이 준비를 많이 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준비해 온 것을 스스럼없이 나눌 수 있을 때 좋은 장면이나 제스처가 나와요. 저라고 당연히 모든 사람과 잘 맞을 수는 없죠. 그런데 또 크게 안 맞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 좋은 작품 만들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모인 거니까.
 
스트레치 소재의 라인스톤이 장식된 크롭트 톱과 코튼을 더한 레더 팬츠, 로고 장식 이어링, 체인 벨트, 에나멜 커프, 체인 플랩 백은 모두 Chanel.

스트레치 소재의 라인스톤이 장식된 크롭트 톱과 코튼을 더한 레더 팬츠, 로고 장식 이어링, 체인 벨트, 에나멜 커프, 체인 플랩 백은 모두 Chanel.

류승룡 배우와 함께 출연했던 〈살롱드립2〉에서는 예능용 카메라를 잘 못 찾는 등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SNS나 작품 홍보 활동 외에 어떤 식으로 팬과 소통하려 하나요? 고윤정을 좋아하는 사람이 정말 많거든요
현실적으로 생각해 보지는 못했는데요. 팬레터에 답장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요. 편지 말미에 덧붙여준 추가 질문에 답변도 하고, 공통적으로 이 편지들이 정말 큰 힘이 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이런 응원과 격려는 제게 큰 원동력이기 때문에 감사 인사를 꼭 하고 싶습니다.
지면에도 잘 전하겠습니다
제가 워낙 편지를 잘 못 써서 정성스럽게 보내주는 내용들이 더 신기하고 감동적인 것 같아요. 처음과 마지막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쓰다가 내용도 틀리기 일쑤거든요. 제게 오는 팬레터의 99%가 ‘언니’로 시작하는데, 얼마 전에는 드물게 남자분의 팬레터를 받았어요. 그걸 보니 남동생이 손편지 쓰는 모습이 떠올라 더 신기하게 느껴지더군요.
 
반짝이는 미니드레스와 로고 장식의 초커, 체인 네크리스, 샌들과 시퀸 게이터는 모두 Chanel.

반짝이는 미니드레스와 로고 장식의 초커, 체인 네크리스, 샌들과 시퀸 게이터는 모두 Chanel.

코튼 트위드 재킷과 쇼츠, 후프 이어링, 메탈릭한 뮬은 모두 Chanel.

코튼 트위드 재킷과 쇼츠, 후프 이어링, 메탈릭한 뮬은 모두 Chanel.

그러데이션 레이스 드레스와 별 모양의 펜던트 네크리스, 유리 펄이 장식된 스트라스 체인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그러데이션 레이스 드레스와 별 모양의 펜던트 네크리스, 유리 펄이 장식된 스트라스 체인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최근 새롭게 발견한 즐거움이 있을까요? 시간을 보내는 새로운 방법이라든가
탁 트인 야외에서 바비큐를 해 먹는 걸 좋아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그게 굉장히 날씨를 타는 행위라는 것도 알게 됐죠. 편의점 앞에서 잠깐 맥주 한 캔 하는 게 아니라 한번 시작하면 몇 시간은 걸리는 일이잖아요. 너무 덥거나 춥기 전에 만끽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절기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어요.
고윤정이 지금 잘하고 싶은 것은
지금 작품을 정말 잘하고 싶어요. 돌아보면 항상 그랬던 것 같은데, 전 어떤 목표나 기준치가 먼 미래에 있지 않아요. 늘 그때그때 닥친 일을 잘해내야겠다고 생각하거든요. 무탈하게 아무도 다치지 않고 촬영을 마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현장을 다들 저만큼 즐겁게 느껴주면 기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2023년의 고윤정에게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고른다면
1년 전 인터뷰에서도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잔뜩 했던 것 같은데요. 역시 크리스마스캐럴이죠. 웸(Wham!)의 ‘Last christmas’를 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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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패션 에디터 방호광 / 이재희
    피처 에디터 이마루
    포토그래퍼 목정욱
    스타일리스트 이윤미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혜영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은정
    프롭 스타일리스트 INLIVING COLORS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어시스턴트 이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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