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만의 꽃놀이를 떠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이세영과 배인혁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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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만의 꽃놀이를 떠난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의 이세영과 배인혁

우리는 사랑을 위해 얼마만큼 멀리 갈 수 있을까. 기꺼이 답을 구하기 위해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의 이세영과 배인혁이 두 사람만의 계절로 꽃놀이를 떠났다.

전혜진 BY 전혜진 2023.12.01
 
 
늘 두 사람 끊임없이 투닥투닥 장난치더군요(웃음).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촬영현장에서도 그런가요
인혁 늘 똑같습니다. 의상과 메이크업 때문에 외적으로 보이는 모습은 오늘과 다르지만, 현장에서도 늘 이런 ‘텐션’이거든요.
세영 주로 인혁 씨가 절 놀리는 편인데, 공식 행사나 일정에서는 제가 더 짓궂어져요. 근데 평소 인혁 씨의 단정한 모습만 보다가 오늘처럼 입으니 좀 색다른데요?
 
극중 태하는 재벌 경영인이자 소위 ‘로봇’이라 불릴 만큼 무뚝뚝한 남자예요. 실제 인혁 씨와 다른가요
세영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보시면 돼요! 거의 극과 극이죠. 작가님과 캐릭터들의 MBTI에 대해 얘기한 적 있는데요. ENFP가 ISTJ를 연기하는 수준이에요.
인혁 실제로는 누나가 ISTJ인데, 누나는 극ENFP인 연우를 연기합니다.
 
배인혁이 입은 코트와 셔츠, 팬츠는 모두 Valentino. 타이와 부츠는 모두 Valentino Garavani. 이세영이 입은 드레스는 Valentino. 앵클 부츠는 Valentino Garavani. 헤어핀은 Roger Vivier.

배인혁이 입은 코트와 셔츠, 팬츠는 모두 Valentino. 타이와 부츠는 모두 Valentino Garavani. 이세영이 입은 드레스는 Valentino. 앵클 부츠는 Valentino Garavani. 헤어핀은 Roger Vivier.

 
서로의 성격을 연기하는 거네요(웃음)
인혁 연기하면서 실제 성격도 꽤 바뀌었어요. 활동적이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편인데 그런 에너지를 참고 있어요.
세영 인혁 씨가 스포츠를 좋아해요. 자전거를 타거나 한강 산책 등 취미활동도 많고요. 대본을 논의할 게 있어서 메시지를 보내면 꼭 자전거를 타고 있더라고요!
인혁 누나가 연락하면 그때 내가 꼭 뭘 하고 있었더라고(웃음).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에 끌린 이유도 서로 달랐을까요
세영 조선의 ‘유교 걸’이 현대로 간다고? 다 떠나서 다음 화가 너무 궁금했어요. 대본을 받자마자 금세 읽었고, 결국 작가님과 감독님을 찾아가 “대체 뒤에 어떻게 되는데요?”라고 여쭤볼 정도였어요. 일단 궁금해서라도 해야겠다 싶었어요.
인혁 저는 감독님과 작가님을 뵙기도 전에 결정했어요. 세영 누나가 먼저 캐스팅된 상태였는데 그 점이 크게 작용했죠(웃음). 꼭 함께 해 보고 싶었어요. 나이 차는 얼마 나지 않지만 누나는 어릴 때부터 연기해 왔고, 그에 비해 저는 정말 짧은 시간 동안 연기했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았어요. 어떨 땐 선배님 같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또래 친구 같았죠. 감정 변화의 폭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연기도 흥미로울 것 같았고요.
 
블라우스는 Valentino. 타이는 Valentino Garavani.

블라우스는 Valentino. 타이는 Valentino Garavani.

 
19세기 조선에서 21세기 대한민국으로, 두 사람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마주해요. 이 사랑의 어떤 점이 특별했나요
세영 연우의 마음을 제가 다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저는 평생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잖아요. 그녀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서 거침없이 용기를 내죠. 낯설고 무서울 텐데 그 사랑이 얼마나 크면 모든 걸 불사할 수 있는 건지. 그 깊고 넓은 마음에 끌렸어요.
인혁 태하는 한 번도 사랑을 해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본 적 없어요. 처음 본 사람한테 흔들리고, 다가오는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끝내 표현한다는 것. 한 사람을 송두리째 바꾸는 일이잖아요.
 
연우와 태하가 서로이기에 좋았던 점은
인혁 태하는 방어적 기질이 강한 캐릭터라 연기 호흡에서 일종의 수비수 역할을 해요. 그 역할이 제대로 살아나려면 공격수가 공격을 잘해줘야 하는데, 세영 누나는 최고의 공격수죠.
세영 태하가 사랑을 느끼며 자신도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인간적이고 귀여운 모습이 잘 묻어날 수 있었던 건 원래 인혁 씨가 다정하고 사랑 많고 애정 표현도 많아서 그래요.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거죠.
 
코트는 Bottega Veneta. 팬츠는 Recto. 슈즈는 Ami.

코트는 Bottega Veneta. 팬츠는 Recto. 슈즈는 Ami.

 
현장에서 가장 많이 주고받는 말은
세영 스포일러가 될 것 같은데. “할아버지 뵈러 갈래?”
인혁 “할아버지 댁 갈래?”
세영 이런 대사랍니다. 음, 언젠가 이해하게 되실 텐데…(웃음).
 
조금 외로워지는 느낌인데, 일단 알겠습니다(웃음). 최근작 〈옷소매 붉은 끝동〉을 포함해 이세영이 연기한 사극 여성 캐릭터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조선에서 ‘사는’ 여자가 아닌, 조선에서 ‘온’ 여자를 표현하는 건 얼마나 다른가요
세영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든 것이 19세기에서 온 인물에게는 낯설겠죠. 자동문이 보이면 그냥 자연스럽게 걸어가면 되지만, 연우는 그 한 걸음 내딛기가 쉽지 않아요. 어떤 물건이든 장소든 낯설고 생소한 것과 마주했을 때 나오는 자연스럽고 즉각적인 반응을 표현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블라우스와 스커트는 모두 Gucci.

블라우스와 스커트는 모두 Gucci.

 
연우는 유교 걸로도 소개되죠. 이세영도 유교 걸에 가깝나요
세영 일단 연우는 염문 소설을 즐겨 읽습니다(웃음). 그것부터 유교 걸과는 거리가 멀죠. 다만 옷차림 등 외적인 부분에선 유교 걸이라 할 만하죠. 제 성격과 가까운 지점이라면 사랑 앞에서 직진한다는 것?
 
배인혁 또한 〈슈룹〉에서 세자 역으로 보여준 진중하고 낮은 톤의 목소리가 매력적이었어요. 이번에도 억양이나 톤 조절에 신경 썼나요
인혁 이번 작품에서는 전보다 톤을 높였어요. 그래야 더 냉정하고 날카로워 보일 것 같아서요. 촬영 초반부터 감독님께서 태하는 정말 기계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게 쉽지 않았어요. 잘못 표현하면 진짜 로봇처럼 보일 텐데, 그러면 안 되잖아요(웃음). 열심히 해서 그런지 첫 방송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떨립니다.
 
이세영이 입은 재킷과 드레스는 모두 Dries Van Noten. 배인혁이 입은 코트와 재킷은 모두 Ami.

이세영이 입은 재킷과 드레스는 모두 Dries Van Noten. 배인혁이 입은 코트와 재킷은 모두 Ami.

 
나답지 않은 모습을 연기할 때 재미를 느낀다고 얘기했어요. 그런 면에서 태하를 연기하는 일은 흥미로웠을까요
인혁 그런 줄 알았거든요. 태하를 연기하면서 나와 전혀 다른 인물을 만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죠(웃음).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돌이켜보면 어려워하고 힘들었던 시간들이 재미로 기억되는 날이 올 걸 알아요. 무언가를 해낸 과정 자체가 성취감이 돼요.
 
이세영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 이어 〈법대로 사랑하라〉까지 최근작으로 모두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습니다. ‘케미 요정’으로서 자신의 어떤 면이 상대와 멋진 호흡을 만들어내는 것 같나요
세영 그런 별명은 감사하지만 그건 상대 배우들이 좋았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매력 있고 좋은 분들이어서. 케미스트리라는 게 인물 간의 합이 잘 맞고 관계가 쫀쫀하게 그려질 때 최고조로 느껴지는 거잖아요. 두 사람이 헤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마냥 꽁냥거리는 게 보고 싶고. 그런 마음을 이번에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도 베스트 커플상을 확신하나요
세영 확신합니다.
인혁 물론입니다.
 
배인혁이 입은 니트는 Leje. 팬츠는 Ferragamo. 슈즈는 Ami. 이세영이 입은 니트 베스트와 스커트는 모두 Cecilie Bahnsen by Boontheshop. 힐은 Roger Vivier.

배인혁이 입은 니트는 Leje. 팬츠는 Ferragamo. 슈즈는 Ami. 이세영이 입은 니트 베스트와 스커트는 모두 Cecilie Bahnsen by Boontheshop. 힐은 Roger Vivier.

 
현장에서 그런 확신이 강하게 느껴진 순간은요? 서로 한 팀으로서 의지가 됐던 경험은
인혁 저는 거의 매 순간 그랬어요. 감정적으로 어려운 신도 많았고, 티키타카가 중요한 신도 많았는데, 저는 의외로 무난한 신들이 더 어려웠어요. 리허설할 때마다 누나에게 많이 의지했습니다.
세영 제가 가는 현장에서 저와 제일 가까운 사람은 인혁 씨잖아요. 이 드라마가 시작된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가장 가까운 내 편이자, 저와 동일시되는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말하지 않아도 함께 느끼는 것들이 있으니까. 그리고 인혁 씨는 늘 컨디션이 좋아요.
인혁 내가(웃음)?
세영 맥없이 처져 있는 걸 본 적이 없어요! 은근 믿음이 간달까요. 심적으로 든든해요.
 
두 사람 모두 현장에서 지키려는 태도나 원칙이 있을까요. 특히 이세영은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왔잖아요
세영 저는 거짓말하지 않으려 해요.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닌데, 그러고 싶지 않아서요. 스태프들은 현장에서 배우가 극을 잘 만들어나가도록 돕고, 어떤 방식으로든 극중 인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편이에요. 그 믿음으로 더 좋은 선택지가 있다면 발전적인 얘기들은 가감 없이, 시원시원하게 대놓고 하려고 해요. 예의 없는 게 아니라 왜곡이 없게끔요. 원래 저도 그런 말을 잘 못 했는데 이제 책임이 커졌으니까요.
인혁 저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합니다. 다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에 오히려 해야 할 말을 못 한 적 많았거든요. 요즘에는 제 생각을 분명히 말하고, 상대의 생각을 들어야 정확한 지점을 찾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제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요.
 
실제로 시간 이동을 할 수 있다면 가보고 싶은 시공간이 있나요
세영 저는 딱히 바꾸고 싶은 과거도 없고, 미래도 궁금하지 않아요. 그저 과거에 제가 힘들어하던 상황으로 가서 구경하거나 그때의 제가 잘 있나 보고 ‘그거 별거 아니야’라고 암시해 줄 것 같아요.
인혁 2002년 한일월드컵 시절로 가보고 싶어요. 세영 누나도 축구를 좋아하지만, 저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딱 이 모습 이 상태로 그때의 뜨거운 현장감을 느껴보고 싶어요.
 
셔츠는 Versace.

셔츠는 Versace.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은 연우의 눈으로 지금 우리 세상을 바라봅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이고, 어쩌면 사랑도 인스턴트에 가깝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데요. 그럼에도 지켜가야 할 마음이나 가치가 있을까요
인혁 굉장히 자유로운 시대지만, 아닌 것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잘된 걸 잘못했다고 하면 안 되지만, 잘못된 걸 잘못됐다고 말해 주는 사람은 필요하죠. 하지만 이 부분에서 모두 조심스러워하는 시대가 된 건 분명한 것 같아요.
세영 예전부터 지켜야 할 가치들은 분명히 있고, 어떤 신념이나 본질적인 것은 변함없이 귀하죠. 태블릿 PC로 책을 보는 시대이지만, 저는 종이책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물론 책을 패드로 읽는다고 본질이 훼손되는 건 아니지만, 느낌이 다르죠. 예전에는 축구 경기를 보러 가면 다들 눈으로 봤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카메라에 비친 모습만 보기도 해요. 저도 방송에 나와서 화려한 걸 추구하게 하고 예쁜 모습만 보여드리지만,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잊지 않으려 하고 땅에 발을 붙이고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지나치게 속도만 중시하거나, 무엇이든 맹목적일 필요가 없으니까요.
 
두 사람은 변함없는 가치를 믿는군요. 시공간을 뛰어넘는 사랑도 기꺼이 받아들일 건가요
세영 제가 사랑을 하는데 시공간을 뛰어넘게 됐을 뿐이에요. 그 사랑을 위해 애써 뛰어넘는 것이 아니라.
인혁 그곳에 상대만 있다면 되는 거죠.
세영 맞아요. 그곳에 그 사람만 있으면 되죠. 내가 같이 살 사람은 누구도 아닌 바로 그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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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전혜진
    사진가 김선혜
    스타일리스트 조보민(이세영) / 김정미(배인혁)
    헤어 스타일리스트 리라(이세영) / 이언(배인혁)
    메이크업 아티스트 전정민(이세영) / 나래(배인혁)
    어시스턴트 이의영
    디지털 디자이너 장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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