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자연주의 정원 #디아이콘즈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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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의 자연주의 정원 #디아이콘즈

자연주의 식재와 여러해살이풀 운동의 아이콘,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

이경진 BY 이경진 2023.09.26
 
 
자연의 순환을 포용한 뉴욕 하이라인의 정원과 이를 디자인한 피트의 스케치.

자연의 순환을 포용한 뉴욕 하이라인의 정원과 이를 디자인한 피트의 스케치.

 
 
 
 아우돌프의 육묘장에 자라는 식물들.후멜로 정원의 늦여름 풍경.피트의 최근 디자인에서 볼 수 있는 식물 ‘퀸 오브 시바(Queen of Sheba)’.
 
시카고의 루리 가든.

시카고의 루리 가든.

끊임없이 변하는 정원은 자연이 위축된 도시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조경가 피트 아우돌프가 다양한 생명이 공존하는 여러해살이풀 중심의 자연주의 식재를 오랜 세월 선구해 온 이유다.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부터 시카고의 루리 가든, 하우저 & 워스 소머셋, 노마 코펜하겐, 독일 비트라 캠퍼스까지. 피트와 여러해살이풀 운동에 자신의 앞뜰을 내어준 이들의 이름은 경계 없이 다채롭다. 올해 79세의 피트 아우돌프는 여전히 전 세계를 무대로 일한다. “요즘은 스웨덴 미술관인 반달로룸(Vandalorum) 박물관과 필라델피아의 칼더 가든(Calder Garden)에서 헤르조그 앤 드뫼롱과 작업하고 있어요. 지금 가장 집중하고 있는 프로젝트죠.” 2024년 개장 예정인 칼더 정원에서는 헤르조그 앤 드 뫼롱이 설계한 건물을 피트 아우돌프가 디자인한 초원처럼 무성한 정원이 감싸 안을 예정이다. 피트 아우돌프는 네덜란드의 작은 마을 후멜로에서 오랫동안 식물 재배 경험을 쌓은 뒤, 19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 작업을 해왔다. 자연에서 느낀 감흥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자연주의 식재의 대표 인물로 30년 이상 실무에서 일하며 세계 곳곳의 공공 정원과 개인 정원을 창조해 왔다. 오래전부터 그의 작업에는 자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자이너, 특히 식물 전문가와의 협업이 빠지지 않는다. 피트 아우돌프의 최신작인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역시 공동 디자이너와 함께다.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는 바트 후스(Bart Hoes)예요. 정원 이름에 우리 둘의 이름을 함께 넣죠. ‘더 후스-아우돌프 가든(The Hoes-Oudolf Garden)’. 울산의 프로젝트를 제안받은 것은 5년 전입니다. 그 사이 코로나19로 팬데믹이 이어졌죠. 하지만 프로젝트에 동의하면, 나는 어떻게든 해냅니다. 한국과 한국인의 사고방식을 사랑해요. 한국의 젊은 조경가들이 우리가 사용하는 식재 스타일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는 걸 잘 알고 있어요.” 피트 아우돌프의 모든 디자인은 식물에서 시작된다. 2년 뒤 무성해질 모습을 기대하는 이 정원을 위해 그는 현수 토종식물원에서 실험한 식물을 팔레트로 선택했다. 그가 처음 자연주의 정원을 형성하기 시작했을 때 후멜로를 찾은 몇몇 정원 사진가는 “촬영할 것 없다”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하우저 & 워스 소머셋의 정원. 노마 코펜하겐.
 
하우저 & 워스 소머셋의 정원 디자인을 위한 피트 아우돌프의 스케치.

하우저 & 워스 소머셋의 정원 디자인을 위한 피트 아우돌프의 스케치.

 
피트 아우돌프의 뿌리인 작은 시골마을 후멜로의 자택 뒤뜰.

피트 아우돌프의 뿌리인 작은 시골마을 후멜로의 자택 뒤뜰.

그러나 피트 아우돌프식 디자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정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피트가 식물과 원예를 처음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녹지공간에 접근하는 방식은 매우 장식적이고 노동집약적이며, 형식적이었다. 피트 아우돌프는 이런 시류와는 상관 없이 조금 다른 것에 관심이 있었다. 정원이 환경에 민감하게, 또 자발적으로 움직이며 건설될 수 있는 방법을 궁금해했다. “나와는 다른 길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온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서히 변했어요. 생태학자, 식물학자, 어떤 지역의 원주민처럼요. 헹크 게리스텐(Henk Gerristen)은 개화 후의 식물과 씨앗 봉오리의 아름다움과 겨울 정원이 지닌 골격의 중요성을 알게 해준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1982년으로 기억해요. 당시 저는 보다 전통적인 정원 가꾸기 방식에 자발성을 부여하고 싶었어요. 헹크는 우리가 재배 중이던 묘목장과 식물을 좋아했어요. 저와 아내 안야(Anja)의 친구가 됐죠. 헹크의 정원을 보면서, 30년 넘게 묘목장과 식재 정원을 운영하면서, 식물이 어떻게 자라고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의 정원 디자인은 식물과 자연을 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한다. 매 순간 변하는 자연이 그에게는 유일무이한 영감일 것이다. 특히 그는 만개한 꽃봉오리를 중심으로 정원 특성을 표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색상보다 질감을 먼저 고려한다. “내 아이디어는 수 년에 걸쳐 자연스럽게 성장했습니다. 꽃은 몇 주 또는 그보다 더 짧은 기간만 존재하죠. 그래서 저는 즉각적인 색보다 계절 흐름으로 얻을 수 있는 정원의 질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요. 하지만 우선 순위의 문제일 뿐 정원을 자세히 보면 내가 색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피트의 자연주의 정원은 모든 계절이 소란하다. 한순간도 정지돼 있지 않고 변하지만 이 움직임은 인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비결이나 비밀은 없습니다. 우리는 45년 동안 연습하면서 얻은 모든 정보와 지식을 책을 통해 공유하고 있어요.” 피트 아우돌프는 하루 몇 차례씩 인스타그램 피드를 통해 그날 자신의 마음에 든 정원 사진을 업로드한다. “틈이 날 때면 내가 좋아하는 프로젝트나 식물 사진을 게시합니다. 가끔 스케치나 식재 디자인도 올려요. 제가 하는 일 중 유일하게 시간이 걸리지 않는 일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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