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온열 질환, 자외선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열에 노출된 피부 역시 실시간으로 손상된다는 사실은 간과하기 쉽다. 인체에서 가장 큰 기관인 피부는 땀을 흘려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체온을 조절해
31도 정도가 건강한 상태. 하지만 요즘 같은 폭염엔 햇볕 아래 15분만 노출돼도 42도, 30분 후엔 50도대까지 올라간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서울대학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이 2005년 미국 피부연구학회지(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등 다수의 학회지에 게재한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피부 세포가 42도에 30분만 노출돼도 며칠에 걸쳐 콜라겐, 엘라스틴 합성이 줄고 분해가 촉진됐으며 DNA가 손상되는 것이 관찰됐다. 쉽게 말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피부 세포 교체가 느려지는 ‘
열 노화’가 오는 것.
폭염 경보, 주의보가 발효됐을 땐 야외활동을 삼가고 꼭 해야 한다면 양산, 챙 큰 모자 등으로
태양열을 차단해줘야 한다. 양산을 쓰면 바로 아래는 7도, 체감온도는 10도 넘게 떨어지는 효과가 있어 대구, 여수 등 폭염 피해가 큰 지역 지자체에서는 양산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검은색에 가까울수록 지표 복사열까지 흡수해 더 시원하다.
피부가 이미 열을 받았다면 표피에 화상을 입었을 확률이 높아 빠르게 식히고 보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 피부가 극히 예민해진 상태라 알코올, 향료, AHA와 BHA, 스크럽 등 각질 제거 성분, 순수 비타민 C나 레티놀, 알칼리성 비누처럼 자극 있는 성분은 피하는 게 좋다. 레몬, 요거트 등 신맛 나는 식재료엔 시트르산, 젖산 등이 다량 함유돼 자극적이니 저자극 인증된 약산성 시판 제품이 낫다.
열에 노출된 피부는 1도 화상 상태인 경우가 많아
냉장실에 잠시 둔 미스트, 워터 타입 에센스 등으로 최대한 빨리 식혀야 한다. 하지만 얼음에 가깝게 차가우면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으니 시원하다 싶을 정도까지만 냉각할 것.
마스크는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킬 뿐 아니라
수분 보유 능력을 잃은 피부가 급속히 탈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병풀 추출물, 알란토인, 알로에 추출물, 카모마일 추출물, 판테놀, 아줄렌, 히알루론산 등 자극 없이 진정과 수분 공급 기능만 있는 제품인지가 중요.
어느 정도 열이 식은 다음엔
진정 성분을 집중적으로 강화한 세럼이 효과적이다. 특히 포스트 마이크로바이옴, 즉 유산균과 그 먹이, 대사산물과 나이아신아마이드, 판테놀, 베타글루칸, 세라마이드 등을 담은 제품들은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열 노화가 진행 중인 피부에 너무 유분이 많고 두껍게 발리는 보습제는 땀 분비를 방해하고 열 발산을 차단해 오히려 좋지 않다. 그렇다고 보습제를 안 바르고 방치하면 각질층부터 표피까지 수분을 잃어 바삭하게 느껴질 정도로 건조해진다. 이때 피부가 푸석해 보인다고 각질 제거, 스크럽을 하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시 한번 피부 장벽을 파괴하는 셈. 일단 흡수가 잘 되는 미세 캡슐 또는 저분자 보습 성분이 든
수분 위주 보습제를 발라주면서 피부 장벽이 완전히 회복되기를 기다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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