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3.0 시대에 일하는 법 #프리워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CULTURE

WEB 3.0 시대에 일하는 법 #프리워커

스타트업 '마인드터치' CEO이자 커뮤니티 '하이노마드' 리더 조승래가 이야기하는 노마드 라이프.

김초혜 BY 김초혜 2023.08.09

WEB 3.0 시대에 일하는 법

 
포르투갈로 워케이션을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시차에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상태다. 한 달간 리스본과 마데이라 섬의 커다란 주택에서 수많은 방과 연회 테이블이 있어 언제든 먹고, 일할 수 있었다. 집 앞에는 북대서양이 펼쳐졌고, 선베드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포르투칼은 유럽의 하와이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과 친절한 사람들에게서 기분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휴일에는 마데이라의 아름다운 하이킹 코스에 다녀오면 온갖 스트레스를 털어버릴 수 있었다. 광활한 자연을 가진 포르투갈은 디지털 노마드에게도 너그러운 국가다. 비자 발급도 쉽고, 코워킹 플레이스도 잘돼 있었다. 아마 내가 한 경험은 어떤 회사를 다니더라도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일 거다. 지금은 매일이 워케이션인 일상을 살고 있지만, 과거의 나는 워케이션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다.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로를 해소해 주는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마인드터치’ 운영을 시작하며 여러 사람을 만나러 다니다 보니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회사의 팀원들과 카페에서 일하기도 하고, 때론 공기가 좋은 교외로 나가 서비스 개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의식하지 못한 사이에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일하게 된 거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기 전, 나는 약 9년간 금융계에서 채권평가사와 리스크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폐쇄적인 업무 환경이었다. 민감한 정보로 가득한 업계라 와이파이조차 전파방해 장치로 막고, 외부 망을 철저하게 차단한 곳도 있었다. 오랜 시간 일을 통해선 느낄 수 없었던 자유로움을 이제야 목격하는 중이다.
 
혼자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들의 인연과 경험, 즐거움, 기회를 연결하는 커뮤니티 ‘하이노마드’를 기획하면서 우리가 프리 워커로 살아갈 때 가장 필요한 가치가 무엇일지 고민하게 됐다. 혼자 일하면 어쩔 수 없이 정보의 한계에 부딪힌다. 또 수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크기 역시 제한적이다. 우리는 외로움 그리고 노마드 라이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익, 그 두 가지에 몰두했다. 커뮤니티를 통해 40명의 사람과 함께 떠난 양양 워케이션에서는 웰니스와 퍼스널 브랜딩을 고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개인의 퍼스널리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 ‘Find Your Identity’에서 40명의 눈이 빛나는 걸 목격했다. 이때 느꼈다. ‘모두에게 이런 시간이 필요했구나. 성취감이 대단하구나’ 하고. 자연이 주는 위로는 어마어마했다.
 
WEB 3.0 시대가 다가오면서 일하는 방식과 작업의 형태가 급격히 변하는 중이다. 사무실 밖에서 일하면서 스스로를 챙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삶을 꿈꿀 수 있다는 건 분명 큰 장점이다. 나 역시 월급을 포기하고 세상 밖으로 향하는 게 엄청난 난제처럼 여겨졌지만, 한 번쯤 노마드 라이프를 꿈꾸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Just do it’. 그냥 한번 해보라고. 거짓말처럼 느껴지겠지만 노마드 라이프를 영위하면서 아직까지 슬픔을 느낀 적은 없다. 앞으로도 다양한 장소와 지역에서 일하며 살아갈 계획이지만, 언젠가 어딘가에 머물며 일하게 된다면 내가 마주해온 자유의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일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내가 서 있고, 머무는 곳이 어디든 그곳이 노마드일 테니까.
 
 
조승래
정신건강 스타트업 ‘마인드터치’ CEO이자 커뮤니티 ‘하이노마드’ 리더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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