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2 그림책 편집자의 자질
3 지금 한국의 그림책 시장은
4 창작가와 일한다는 것의 의미
5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
6 출판사의 성격을 드러내는 책
7 어린이책과 그림책의 경계는
8 내가 생각하는 동심
9 앞으로의 목표
김민지

선명한 컬러와 그림과 글의 배치가 돋보이는 〈나는 토토〉.
2 그림책 원고나 영유아 원고, 동시, 시 등 글이 적은 원고일수록 탁월한 윤문과 교정 · 교열 실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한 글자의 자음과 모음까지 고민하며 운율과 각운에 맞춰 교정 · 교열을 하는 이유다. 한 장면에 필요한 배경과 인물, 소품이 마땅하고 적절하게 배치돼야 한다는 점에서 그림책의 한 펼침 장면은 영화로 치면 한 신과 같다고 여긴다. 그림 연출을 상의할 때 학교에서 영상 시나리오 쓰는 법을 배운 것이 좋은 도움이 된다.

깜깜한 밤에 집을 나선 두 친구가 신비로운 놀이터에서 마음껏 노는 이야기를 담은 박현민 작가의 〈얘들아 놀자!〉.
5 스페인 작가 지모 아바디아의 〈나는 토토〉는 앞서 말한 영화 속 한 신과 같은 장면 구성이 훌륭한 책. 주인공인 당나귀의 꿈이 하늘을 나는 우주선 조종사가 되는 것임에 착안해 한글 제목은 ‘I am’과 ‘Flying’의 중의적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나는 토토〉라고 붙였다. 제목 혹은 이름을 붙이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6 글 없는 그림책으로 2020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 2021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를 수상한 〈엄청난 눈〉은 박현민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온통 흰색이었던 〈엄청난 눈〉과 대조적으로 까만색을 활용한 작가의 두 번째 책 〈얘들아 놀자!〉는 작가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판형과 종이 선정, 제본 방식, 인쇄 비용을 아끼지 않는 달그림의 노력이 돋보인다.

측면에서 봐도 검은색 페이지 모음이 드러나도록 인쇄에 신경을 기울였다.
이영재

안녕달 작가의 신작 〈눈아이〉. 유튜브 ‘TV창비’에서 책과 함께 감상하면 좋을 플레이리스트도 만날 수 있다.
2 화면 구성과 표현 등 시각적인 면을 살피는 감각. 그림책의 글은 시처럼 함축적인 경우가 많고, 그림이 말하지 않는 부분을 표현해야 하기에 글 분량이 적다고 편집자가 교열 · 교정에 들이는 시간까지 적은 것은 아니다. 한 권의 책을 출간하기까지 작가뿐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 제작 등 여러 팀과 의견이 오가므로 작업 방향이 일관되도록 담당 편집자로서 중심을 잡고, 작가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안녕달 작가의 신작 〈눈아이〉. 유튜브 ‘TV창비’에서 책과 함께 감상하면 좋을 플레이리스트도 만날 수 있다.
5 가장 최근에 편집한 〈우리 동네 꾹꾹 도사〉는 고민 많은 아이 ‘콩이’가 고민 없는 고양이 ‘꾹꾹 도사’를 만나 걱정을 해소하는 이야기. 부정적인 감정을 헤쳐나갈 힘 또한 우리 안에 있음을 다정하게 말해주는 책이라 남몰래 끙끙대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과 그림책을 넘나들며 작업하는 강인숙 · 전승배 작가의 〈쿵쿵 아파트〉와 〈건전지 아빠〉는 8000여 프레임의 애니메이션을 40쪽 내외의 그림책으로 엮는 과정이 특히 중요했던 작업이다.

불안과 고민을 품은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그림책 〈우리 동네 꾹꾹 도사〉.
7 한국에서 그림책은 ‘유아’ 카테고리의 하위에 존재한다. 따라서 출판사에서 4~7세를 1차 독자로 설정하게 되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펼쳐 단시간에 읽고, 서로의 감상을 나눌 수 있는 그림책이야말로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예술 장르 아닐까? 동양화가 신선미의 그림책 〈개미 요정의 선물〉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보편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다.

불안과 고민을 품은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그림책 〈우리 동네 꾹꾹 도사〉.

